남극에 있는 세종 과학 기지의 눈이 전부 녹아버리고, 전례 없는 폭우로 많은 사람들이 터전을 잃었습니다. 먼 일이라고만 생각했던 기후변화는 당장 오늘 우리가 겪고 있는 현실이 되었지요.
과학과 경작 기술의 발달로 최근 수십 년 동안 전 세계인들의 영양상태는 상당히 개선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구에는 농사를 지을 땅이 점점 부족해지고 있습니다.
첫째로 지구가 점점 더워지면서 작물 재배가 어려워지고 있고, 둘째로 지구 온난화로 이상 기후가 발생하면서 가뭄이나 태풍, 폭우 등으로 작물 피해가 증가하고 있지요.
그 외에도 전쟁이나 정치적인 상황 때문에 식량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곳이 아직도 세계 곳곳에 많습니다. 세계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에 따르면, 2022년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영양부족을 겪는 인구는 약 7억 3,500만 명으로 추정됩니다.
지구 인구는 70억 명이고, 지금으로부터 30년 후인 2050년에는 인구가 약 100억 명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합니다.
이미 굶고 있는 사람들이 8억 명이나 되는데, 기후 변화가 더욱 심각해질 미래에 지구는 100억 명을 어떻게 먹여 살릴 수 있을까요?
바로 이러한 질문에서 지속 가능한 식단에 대한 연구가 시작되었습니다.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30%는 식량 생산으로부터 나옵니다. 이 중에서 절반은 축산업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식량 생산은 기후 변화와 지구 온난화의 원인이기도 하고, 기후 변화와 지구 온난화로 피해를 보고 있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지금과 동일한 수준으로 가축을 생산하고 고기를 먹고, 지구 환경에 좋지 않은 경작 방식을 따른다면 인류는 생존할 수 없습니다.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는 식량 생산
–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30% 차지
– 전 세계 육지의 40% 차지
– 전 세계 민물의 70% 사용
온실가스는 식품 생산의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다
옥스퍼드 대학교의 한 연구팀은 전 세계 119개국에 있는 38,000곳의 농장에서 얻은 데이터를 토대로 어떤 식품이 얼마나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지 연구했습니다[i].
2018년 사이언스 지에 개제된 해당 연구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연구한 메타 분석 중 가장 폭넓은 자료를 토대로 하고 있는 연구라고 할 수 있으며, 그 내용을 잠깐 소개해드리겠습니다.
해당 연구는 식품이 생산되는 다양한 단계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폭넓게 계산했습니다. 가장 먼저 계산된 것은 경작지를 만드는 단계에서 나오는 온실가스입니다.
견과류 나무는 탄소를 저장하는 능력이 뛰어나서 오히려 탄소 배출량을 마이너스로 낮추지만, 소를 키우기 위해 숲을 태워 만든 목초지는 탄소 저장 능력이 매우 떨어집니다.
농장 자체에서도 물론 온실가스가 배출됩니다. 소의 트림이나 방귀로 배출되는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훨씬 강력한 온실가스입니다. 농사를 지으며 사용하는 비료나 거름에서 나오는 온실가스도 마찬가지로 고려되었습니다.
식품을 가공하는 데에는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온실가스도 배출될 수 있습니다. 식품을 운송하는 데에도 물론 온실가스가 배출되고, 선박으로 운반하는지, 트럭으로 운반하는지, 항공으로 운반하는지에 따라 배출되는 온실가스에도 큰 차이가 있습니다.
식품이 어떻게 포장되고, 소비자에게까지 어떻게 전달되는지, 그리고 이 과정에서 온실가스가 어떻게 배출되는지 역시 마찬가지로 연구 대상이었습니다.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것은 소고기
연구팀에 따르면, 소고기 1kg을 생산하는 데 60kg의 온실가스(이산화탄소 기준으로 환산)가 배출된다고 합니다. 즉, 소고기 5인분을 먹으면 욕조 120개를 가득 채울 수 있는 정도의 이산화탄소를 대기 중으로 보내는 셈이지요.
소고기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높은 이유는 소가 먹을 식량을 생산하기 위해 땅을 개간하면서 탄소 저장량이 줄어들고, 소가 소화하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보다 온실 효과가 훨씬 높은 가스인 메탄가스를 방출하기 때문입니다.
양고기도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식품입니다. 1kg의 양고기를 생산하는데 24kg의 탄소가스가 배출됩니다. 치즈도 생각보다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합니다. 1kg의 치즈를 생산하는데 약 21kg의 탄소가스가 배출됩니다.
상대적으로 돼지고기와 닭고기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낮습니다. kg당 돼지고기는 7kg, 닭고기는 6kg의 온실가스를 배출합니다.
일반적으로 육류보다는 식물성 단백질원을 먹는 것이 환경친화적인 식습관입니다. 이유는 가만히 생각해 보면 간단합니다.
콩을 동물에 먹이고, 그 동물을 도축해서 먹는 것보다 콩을 직접 먹는 것이 당연히 지구 환경에 악영향을 덜 끼치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식물성 단백질원인 완두콩은 1kg을 생산하는데 0.9kg의 온실가스만을 배출합니다. 소고기와 비교하면 60배가 넘는 차이입니다.
식품이 어떻게 운송되었는지 주의 기울이기
경작지를 개간하고 재배를 하거나 가축을 기르는 데 이미 다량의 온실가스가 배출되기 때문에 식품을 운송하는 데 필요한 온실가스는 생각보다 적습니다.
예를 들어서, 운반에 들어가는 온실가스는 소고기가 배출하는 총 온실가스량의 1%에 불과하지요.
철도나 해운 중심으로 운송되는 경우에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그렇게 높지는 않습니다. 멕시코에서 영국까지 1kg 아보카도를 배로 운반하더라도 온실가스는 0.21kg 정도밖에 배출되지 않습니다.
온실가스 차원에서는 지구 반대편에서 생산된 식물성 식품을 먹는 것이 동네 농장에서 생산된 동물성 식품을 먹는 것보다 낫습니다.
그러나 온실가스 배출량은 운송수단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문제는 항공 운송입니다. 비행기의 연비는 리터당 0.062 km 수준입니다. 62 m를 비행할 때마다 연료 1리터가 필요한 것이지요.
땅을 달리는 차와 비교하면 어마어마하게 많은 연료가 필요합니다. 선박으로 운송되는 식품에 비하면 항공으로 운송되는 식품은 50배나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합니다.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 어떤 식품이 항공으로 운송되었는지 알기는 쉽지 않습니다. 원산지는 표기했더라도 식품이 원산지에서 어떻게 수입되었는지는 슈퍼마켓에서 일일이 알아보기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힌트를 드리자면, 항공으로 운송되는 식품은 유통기한이 짧습니다. 즉, 생산지에서 소비자에게 최대한 빨리 운반되어야 하는 식품이 주로 항공으로 운반됩니다.
국내에서 잘 생산되지 않지만 상하기 쉬운 채소류, 즉 아스파라거스나 베리류가 바로 이러한 카테고리에 해당합니다.
지속 가능한 식생활을 위한 지침
1. 소고기나 유제품은 식물성 단백질이나 돼지고기, 닭고기로 대체
2. 항공으로 운반된 식품 먹지 않기
3. 가까운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품 소비하기
4. 식재료는 필요한 만큼만.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참고문헌:
[ii] Sustainability. (2019, September 5). The Nutrition Sour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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