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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외선 피하지방

왜 나이를 먹으면 얼굴살부터 빠질까? 피하지방의 역할

피부 밑에 있는 지방, ‘ 피하지방 ‘은 전신에 있습니다. 그렇다면 궁금증이 생기는데요, 노화 때문에 피하지방이 줄어든다면 전신의 살이 골고루 다 빠져야 하지 않을까요? 왜 하필 얼굴의 피하지방부터 빠지는 걸까요? 이왕 줄어드는 거, 얼굴보다는 배나 허벅지가 빠지면 더 좋을텐데 말입니다.

피하지방은 좋은 지방이다?

우리 몸의 피부는 표피(지하 1층), 진피(지하 2층), 피하조직(지하 3층)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거 알고 계시죠?

피부의 가장 아래 쪽에 위치한 피하조직은 주로 지방세포로 이루어져 있고, 이 지방세포를 우리는 피하지방이라고 불러요. 이 지방은 우리 몸을 보호하고, 에너지를 저장하며, 체온을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지방으로 가득찬 지방세포는 염증물질을 쏟아내어 만성질환을 유발하고, 당뇨병의 위험을 증가시키며,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성을 높이는 주범이 되고 있어요.

하지만, 피하지방은 내장지방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위험할 뿐 아니라 오히려 만성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의견도 논문으로 발표되고 있어요.

즉, 피하지방은 내장지방과 달리 염증을 일으키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염증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만성질환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ii]

피하지방은 인슐린 민감성을 높여 혈당 조절을 돕고 당뇨병 예방에 도움이 되고, 혈관을 둘러싸고 보호하는 역할을 하여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을 낮춘다는 보고도 있어요.[iii]

자외선은 피하지방을 감소시킨다

나이가 들면서 얼굴의 피하지방이 유독 빠르게 줄어든다고 느껴지는 것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가장 대표적인 원인은 ‘자외선’입니다.

자외선은 콜라겐을 파괴해서 피부탄력을 감소시킬 뿐만 아니라 피하지방까지 감소시켜요.

얼굴은 옷에 가려져 있는 몸의 다른 부위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자외선 노출이 많기 때문에 얼굴의 피하지방이 가장 먼저 줄어드는 것이지요. 얼굴뿐만이 아니라 옷으로 가릴 수 없는 팔, 목 부위에도 피하지방이 빨리 줄어듭니다.

하지만 자외선을 받으면 피부에서 피하지방이 없어지는 이유는 오랫동안 밝혀지지 않고 있었습니다. 자외선은 진피까지는 도달할 수 있지만, 피하지방까지는 도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자외선은 표피와 진피에 가려져 피하지방으로 들어오지도 않는데, 피하지방이 자외선 때문에 없어진다고 하니 도통 이해할 수 없는 노릇이었지요.

그런데 최근에 이러한 의문점이 풀어지게 되었습니다. 자외선이 피하지방의 양을 줄이는 원리를 밝혀낸 것은 놀랍게도 우리나라의 과학자들입니다.

자외선은 새로운 지방 합성을 억제한다

자외선 피하지방 논문

서울대학교 피부과 정진호 교수 연구팀은 표피와 진피에 있는 피부세포가 자외선을 받으면 염증을 매개하는 IL-6, MCP-3, PlGF 등을 물질들을 분비한다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이러한 염증물질들은 피하지방세포에서 새로운 지방이 합성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해요.[i]

즉, 자외선이 직접적으로 지방을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자외선을 받은 표피와 진피가 지방이 새로 생기는 것을 막아주는 물질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피하지방량이 줄어드는 것이지요.

자외선 피하지방

얼핏 보기에는 자외선이 지방 합성을 억제한다는 것이 좋은 것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자외선이 살을 빼준다는 말처럼 들리니 말이지요.

그러나 지방세포가 남는 지방을 피하지방으로 합성하는 과정은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 아주 정상적인 과정입니다. 지방세포에 저장되지 않은 지방들은 지방산의 형태로 혈액을 타고 돌아다니면서 고지혈증, 심근경색, 대사이상 등의 위험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비슷한 맥락에서, 나이가 들면 심혈관질환 발병률이 높아지는 것도 피하지방의 저장 능력과 연관이 있어요. 따라서 건강한 지방을 파괴하고 노화를 촉진하지 않으려면 자외선을 차단하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i] Kim EJ, Kim YK, Kim JE, Kim S, Kim MK, Park CH, Chung JH. (2011). UV modulation of subcutaneous fat metabolism. J Invest Dermatol, 131(8): 1720-6.

[ii] Oxford Academic, Subcutaneous and Visceral Adipose Tissue: Their Relation to the Metabolic Syndrome Bernardo Léo Wajchenberg, Endocrine Reviews, Volume 21, Issue 6, 1 December 2000, Pages 697–738, https://doi.org/10.1210/edrv.21.6.0415

[iii] Diabetes Journals, CARDIOVASCULAR AND METABOLIC RISK| MARCH 05 2009, Abdominal Subcutaneous Adipose Tissue: A Protective Fat Depot? Stacy A. Porter, MA; Joseph M. Massaro, PHD; Udo Hoffmann, MD, MPH; Ramachandran S. Vasan, MD; Christopher J. O’Donnel, MD, MPH; Caroline S. Fox, MD, MPH) (Subcutaneous and Visceral Adipose Tissue: Their Relation to the Metabolic Syndrome Bernardo Léo Wajchenberg Endocrine Reviews, Volume 21, Issue 6, 1 December 2000, Pages 697–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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